작년 4월, 은사시나무꽃을 찍으러 동네 야산에 갔다. 꽃이삭이 높은 가지에 달렸기에 200밀리 망원렌즈를 카메라에 장착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비비비비 비비비 비비." 리듬을 탄 새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왔다. 가만히 보니 어떤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에 열중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중이다. 거기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또 한 마리의 새가 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사랑 고백에 귀 기울일 뿐이다. 암컷이다. 수컷의 사랑을 받아줄까 말까 헤아려보고 있는 것 같다. 노래를 더 들어보자. 노래가 고우면 마음이 절로 움직이겠지. 암컷은 그리 마음먹었을 것이다. 이들은 딱새였다. 딱새는 참새만 한 크기의 텃새 또는 철새다. 배와 꼬리 아랫부분이 황갈색, 날개는 검회색 바탕에 크고 흰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