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곤충 9

꿀벌의 시계( 視界)

봄꽃이 세상을 화사하게 물들였다가 물러간 5~6월에는 풀과 나무에서 흰 꽃들이 핀다. 이때 흰 꽃은 여러 색깔로 피어난 전체 꽃 가운데 40~50퍼센트를 차지한다. 흰 꽃이 자주 눈에 띄어 으레 여름에는 식물들이 흰 꽃을 피운다고 여기기 쉽다. 여름에는 왜 흰 꽃이 많을까? 짙게 우거진 녹음 속에서 꽃가루받이에 도움을 주는 꿀벌의 눈에 잘 띄게 하려고 흰 꽃을 피우는 전략을 택한 식물이 많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꿀벌은 우리 사람처럼 흰색을 흰색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볼 수 있는 빛의 영역이 다르다. 사람은 적외선,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자외선 가운데 적외선과 자외선은 볼 수 없다. 꿀벌은 주황부터 자외선까지 볼 수 있다. 따라서 꿀벌에게 빨강은 볼 수 없는 색..

자연/곤충 2019.10.15

엽기 곤충 실잠자리

바야흐로 짝짓기의 계절, 가을이다. 곤충의 짝짓기를 보고 “외로운 이 내 몸은...” 하고 넋두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러는 사람을 누가 본다면 필시 “별 미친놈 다 있네.” 한 소리 할 것이다. 실잠자리가 다른 실잠자리를 맛있게 먹는 것을 봤다. 신기한 장면이다. 잠자리가 다른 잠자리를 먹는 것은 아직 못 봤다. 사마귀 수컷이 짝짓기를 마치자마자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것과 같은 건가, 아니면 실잠자리는 저희끼리도 잡아먹는다는 건가? 알 수 없다.

자연/곤충 201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