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 혀 빠지게 일해도
돈에 쪼들려 앞이 캄캄하고
아버지가 속을 썩일 때
어머니는 "콱 죽었으면 좋겠다!"
장에서 막걸리 한잔 걸치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
마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는 오십에 죽었는데
나도 곧 죽어야 할 기야."
나는 "할아버지가 오십,
아버지가 육십이었으니
다음 차례는 칠십이군."
추운 겨울 강 썰매를 타다
얼음 깨진 물에 옷이 다 젖어
제 어머니에게 혼난 뒤
제 아버지 혁대를 기둥 대못에 걸어
목을 맨 아이를 생각하노니,
아이들도 삶이 고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