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다시 올려본다. 올해 5월 초 고향 산청에 갔을 때 찍은 것이다. 촌사람들이 제피라고 하는 초피를 어릴 적부터 더러 봤지만 꽃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수목도감을 보면 초피는 암수딴그루로 되어 있다. 암나무와 수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을 각자 피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보는 잘못되었다. 초피나무꽃을 살펴보니 그 꽃이 암수한꽃이 아닌가. 분명 암술이 수술 한가운데 있다. 짧은 암술대도 보인다. 초피나무 또한 산초나무처럼 암나무, 수나무, 암수한꽃을 피우는 암수한그루가 있다.
올가을 산청에 가면 초피나무 열매를 볼 수 있을까. 나무에서 가장 값어치가 있는 것이 열매껍질이다. 나무 그 자체를 단술을 골 때 넣기도 하고 여린 잎을 개떡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김치나 초고추장 등에는 이 열매껍질을 빻아 넣는다. 톡 쏘고, 맵고, 싸하고, 시원한 맛이 여기에서 가장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