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풀

코스모스

나무입문 2019. 9. 30. 22:24
코스모스는 단일식물(短日植物)이라고 한다. 단일식물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꽃눈을 형성하기 위해 일조 시간이 일정 기간 이하가 되어야 하는 식물”이다. 일조 시간이 12시간 이하면 단일, 12시간 이상이면 장일(長日)로 분류한다.


식물은 우리 인간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신비한 능력을 더 지니고 있을 테지만, 꽃을 피워야 하는 때를 일조 시간과 온도로 감지한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코스모스는 일장(日長) 10~12시간이 되어야 꽃이 핀다. 12~14시간에 피는 것도 있다. 14시간 이상이면 꽃눈 생성이 억제된다. 여기서 일장은 낮 길이를 말한다. “태양 광선이 구름이나 안개로 가려지지 않고 땅 위에 비친 일조 시간"이 아니다. 일본 식물학 용어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이는 일장과 일조량은 뜻이 서로 다르다.

식물학자나 식물 저술가 대부분이 ‘낮 길이’보다 ‘일조 시간’으로 단일식물과 장일식물을 설명한다. 내가 보기에는 일조 시간이 아니라 낮 길이가 맞다. 해가 빨리 지는 계절이어도 온실 전등을 켜 줌으로써 개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등 빛은 구름에 가린 태양보다 밝지 않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코스모스다. 국화와 더불어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여름에 꽃이 피는 조생종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스모스는 원래 6월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꽃을 피운다. 한 집안 식구끼리도 혈액형, 성격 등이 다르듯이 품종마다 광주기성(光週期性)에 차이가 난다. 우리가 그동안 흔히 보던 코스모스는 낮 길이 10~12시간의 가을에 피는 만생종이다.

그래도 가을 하면 코스모스다. 길가에 무리 지어 서늘한 바람에 건들건들 춤을 추는 코스모스, 옛 추억이 어린 꽃이어서 더욱 그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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