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 성리학자이자 영남학파의 시조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은 경남 밀양 출신이다. 그렇기에 그는 지리산을 고향의 산으로 여겼다. 김종직이 함양 군수로 지내던 성종 2년(1471) 추석에 조태허, 유극기, 한태원, 해공, 법종, 옥곤, 용산 등 친구, 승려, 구실아치(벼슬아치 밑에서 일을 보던 사람)와 함께 지리산을 올랐다. 천왕봉까지 다녀온 뒤 기행문 을 남겼다. 다음은 그 글의 한 토막이다. (지리산) 유람에 나선 지 겨우 닷새 만에 생각 정신 외모가 매우 넓어지고 쓸쓸해진 것을 갑자기 깨달았으니, 처자와 구실아치들이 나를 볼 때도 지난날과 같지 않으리라. 出遊纔五日 而頓覺胷次神觀 寥廓蕭森, 雖妻孥吏胥視我 亦不似舊日矣。( 출유재오일 이돈각흉차신관 요곽소삼, 수처노이서시아 역불사구일의。) 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