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풀

참쑥이란

나무입문 2021. 6. 10. 11:28

"아주머니, 참쑥 아세요?"

쑥 사진을 찍다가 나물을 뜯어 오는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알지. 이렇게 줄기가 하얗고 통통한 게 참쑥이야. 꼭 하얗지 않고 갈색이 나는 것도 있지만, 보통은 하얘. 냄새를 맡아보면 향이 참 좋아."

아주머니는 참쑥이라는 것의 부드러운 윗부분을 댕강댕강 꺾어 보였다.

또 밭에서 일하는 한 아주머니에게 그 밭에 난 쑥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주머니, 이거 참쑥 아니고 그냥 쑥 같은데 맞나요?"

"아녜요. 참쑥이에요."

 

아주머니들은 좋은 쑥을 참쑥이라 하는 듯하다. 맞다. 참쑥은 쑥 중에 진짜 좋은 쑥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들 쑥보다 향이 더 많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딱 집어 이것이 참쑥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인가.

 

학명이 아르테미시아 프린셉스(Artemisia princeps)인 쑥은 다북쑥이라고도 한다. 다북쑥은 쑥의 옛말 다봇 또는 다봊과 쑥의 옛말 ㅄㅜㄱ(쑥)이 합성되어 다봊ㅄㅜㄱ, 다복쑥이라는 변천을 겪었다. 15세기 ≪두시언해≫에 탐스럽고 소복한 것을 가리켜 다복다보기(다복다복이)라 했고, 역시 두시언해에 쑥을 다봇 또는 다봊이라 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다복과 다봇(다봊)은 어원이 같지 않을까 추측한다. 다복다복하면서 흔한 쑥, 그런 뜻에서 다복쑥이라 불렀다고 보면 되겠다.

 

현재 중국에서는 쑥을 괴호(魁蒿)라 하는데, 이는 학명의 종소명 프린셉스(princeps)를 차용한 이름이다. princeps는 우두머리나 으뜸을 뜻한다. Artemisia princeps나 魁蒿는 쑥속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란 뜻을 지닌다.

 

참쑥이란 이름은 1949년에 출간된 ≪조선식물명집≫에 처음 등장했다. 학명은 아르테미시아 두비아(Artemisia dubia)다. 종소명 dubia는 의심스럽다는 뜻이다. 참쑥을 쑥과 구분하기 애매했기 때문에 이런 종소명을 붙인 것 같다.

 

참쑥의 한자어는 우미호(牛尾蒿)다. 왜 그렇게 불렀는지는 ≪본초강목≫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미호는 색이 푸르고 희지 않은데, 가는 잎이 곧게 올라가며 모양이 소꼬리 같다 (牛尾蒿色靑不白 細葉直上  狀如牛尾也)." 땅에서 위로 곧게 솟은 잎들이 마치 소꼬리 같아 우미호라 했다.

 

참쑥은 열편(片)이 쑥에 비해 가늘고 끝이 길며 뾰족하다. 반면 쑥은 참쑥보다 열편이 넓고 그 끝이 짧으면서 뾰족하거나 둥글다. 둘 다 줄기 중부 잎에 헛턱잎(假托葉, 가탁엽)이 있다. 산쑥은 참쑥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중부 잎에 헛턱잎이 없다.

 

다북쑥
다북쑥
참쑥(우미호)
참쑥(우미호)
참쑥(우미호)
참쑥(우미호)
참쑥(우미호)
참쑥(우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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