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풀

한국 특산 너도바람꽃

나무입문 2021. 3. 20. 10:11

이름은 너도 바람꽃 무리에 껴 준다는 뜻을 지녔지만, 너도바람꽃이야말로 우리나라 특산이다. 학명은 에란티스 스텔라타(Eranthis stellata Maxim.). 너도바람꽃속을 가리키는 Eranthis는 '봄꽃', 종소명 stellata는'별 모양의'라는 뜻을 지녔다. 별 모양의 봄꽃이라는 것이다.

너도바람꽃, 菟葵(토규), 죠센세쓰분소(朝鮮節分草)
너도바람꽃. 흰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꽃받침,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노란 꿀샘이 있는 것이 꽃잎이다.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일본에는 변산바람꽃이 있지만 너도바람꽃은 없다. 그래서 너도바람꽃의 일본명은 죠센세쓰분소(チョウセンセツブンソウ, 朝鮮節分草, 조선절분초)다. 세쓰분소(節分草, 절분초)는 일본에서 변산바람꽃을 가리킨다. 이 바람꽃은 일본 특산인 줄 알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전국의 산에 자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변산바람꽃

중국에서 토규(菟葵)라고 하는 너도바람꽃은 고구려 강역인 요녕(遼寧, 辽宁)과 길림(吉林)에서 자생한다. 그러니 한국 특산이라 주장해도 억지가 아니다. 

변산바람꽃의 중국명은 일본토규(日本菟葵)다. 이 이름은 일본 고유종으로 인식한 데서 나왔다. 학명은 에란티스 핀나티피다(Eranthis pinnatifida Maxim.)로서, 종소명 pinnatifida는 '우상중열(羽狀中裂)의'라는 뜻이다. 잎이 깃 모양으로 중간까지 갈라진다는 것이다. 1993년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해 신종일 줄 알고 붙인 학명 Eranthis byunsanensis B.Y.Sun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변산바람꽃은 일본의 절분초(節分草, 세쓰분소)와 같은 종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절분(節分)은 '철이 갈라진다'는 뜻으로 입춘 전을 가리키는데, 입춘 무렵에 꽃이 피는 데서 절분초(節分草)라 했다.  

최근에는 노란색 너도바람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남유럽이 원산지인 원예종이다. 학명은 에란티스 히에말리스(Eranthis hyemalis (L.) Salisb.)다. 종소명 hyemalis는 '겨울의'라는뜻으로, 이에 따라 '겨울너도바람꽃'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노랑너도바람꽃'으로 이름이 등록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동토규(菟葵), 즉 겨울바람꽃이라 부른다.

노랑너도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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