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객창한등 客窓寒燈

나무입문 2021. 3. 23. 20:04

 

객창한등

 

집집마다 등불 환한 섣달그믐 밤

객창에도 심지 돋우네.

찾아올 이 없고 찾아갈 곳 멀어

외려 마음 홀가분하네.

해마다 맞는 정초 또 가는 세월이지만

흰 수염 나도록 빈 수레로 온 회한은

끝내 떨칠 수 없구나.

바윗덩이 태웠으면 든든했으리.

짚동가리 얹었으면 넉넉했으리.

왜 그리 쇠똥밭에 뒹굴기 어렵던가.

창을 열어 고향 하늘 바라보니

찬바람에 별들이 눈물 글썽이네.

 

― 민인대(閔忍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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