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나무 #편도나무
옛날 포르투갈이 무어인의 지배를 받을 때 알가르브(Al Garb, Algarve) 왕국의 왕자 이븐 알문킴(Ibn-Almuncim)과 북유럽 왕국의 공주 길다(Gilda)가 결혼했다.
길다는 처음에 포르투갈 남쪽 따스한 해안 지방이 마음에 들었지만, 날이 갈수록 겨울에 하얀 눈이 내리는 고향이 그리웠다. 그리움은 곧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뒤늦게 이를 알아챈 왕자는 궁궐 주변에 수만 그루의 아몬드나무를 심었다. 봄이 되자 아몬드나무는 일제히 꽃을 피웠다. 그 광경은 마치 눈앞에 설원이 펼쳐진 것 같았다. 길다는 이 아몬드나무꽃을 보고 마음의 병을 고쳤다. 봄이 되면 눈처럼 피는 아몬드나무꽃을 위안으로 삼으며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다.
포르투갈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아몬드나무는 편도(扁桃)로도 알려져 있다. 서남아시아에서 나와 세계로 퍼진 작은큰키나무다. 편도의 한자 扁은 작거나 납작하다는 뜻을 지녔다. 문자 그대로 이 복사나무는 열매 크기가 작고 약간 납작하다. 우리나라 산복사나무에 해당하는 것이 아몬드나무인데, 핵에 붙은 과육의 양은 산복사나무보다 훨씬 적다. 그러니 과육은 먹지 않고 도인(桃仁)이라고 하는, 단단한 핵 속의 알맹이를 먹는다.
도인을 그대로 많이 먹으면 청산가리 성분을 다량 섭취해 죽을 수 있다. 도인에 들어 있는 청산배당체가 사람의 배 속에 들어가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청산가리로 널리 알려진 시안화수소가 만들어진다. 이 시안화수소에 중독되어 목숨을 잃는다. 도인을 완전히 불에 익히면 효소 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안전하다고 한다.
(사진은 pixabay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