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집에서 가까운데, 오늘 드디어 최단거리 코스를 알아냈다. 개구멍 같은 통로가 있었다. 걷기 운동을 하는 몇몇 사람만이 아는 모양이다. 통로를 지나니 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엉성한 철계단이 나왔다. 비탈진 숲을 내려가 물가까지 갔다 왔다.
가시박이 문제다. 저 어드메에서 씨가 물에 떠내려와 뿌리를 내렸는지 기세가 대단하다. 가시박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광합성을 방해해 서서히 그 나무를 죽인다. 겨울이 되어도 마른 잎이 나무를 누렇게 덮고 있다. 1990년대 초반 호박, 수박, 오이 같은 작물의 대목(밑그루)으로 사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들여와 화를 키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