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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이방인 쇠채아재비

이제 쇠채아재비(Tragopogon dubius)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나 보다. 우리 동네에도 있다. 쇠채아재비란 이름은 쇠채(Scorzonera albicaulis)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그 출처는 ≪한국 미기록 귀화식물(XV)≫(박수현, 1999)이다. 두해살이풀로서 키 1미터까지 자라고, 민들레와 비슷한 꽃을 피우며, 잎은 보리 잎처럼 선상에 나란히맥이다. 뿌리는 인삼처럼 굵다. "북아메리카,아프리카,서아시아,남아메리카 등지에 귀화되었다."고 국생정 식물도감에 쓰여 있지만, 원산지는 남유럽일 것이다. 쇠채아재비의 중국명은 상모바라문삼(霜毛婆罗门参, 霜毛婆羅門參)인데, 이는 어린 잎의 솜털에서 비롯되었다. 쇠채아재비와 비슷한 것으로, 학명 트라고포곤 프라텐시스(Tragopogo..

자연/풀 2021.06.12

인진이라 불린 사철쑥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향약채취월령≫ 등에서 더위지기를 인진호(茵蔯蒿)라 했지만, 원래 인진은 사철쑥(Artemisia capillaris)을 가리킨다. "겨울이 지나도 죽지 않고 다시 옛 싹이 이어져(因, 인) 나므로 이름을 인진(茵陳)이라 했다 (經冬不死 更因舊苗而生 故名茵陳)." 茵陳에서 陳은 묵는다(머무른다)는 뜻이다. 묵었던 것(陳)에서 다시 이어지는 것(因)이 인진이다. 그렇다면 왜 사철쑥이라 했는지도 이해가 된다. 다른 쑥은 겨울에 지상부가 다 죽고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돋지만, 이 쑥은 뿌리뿐만 아니라 지난해 줄기 밑동에서도 돋는다. 겨울에도 땅에 바짝 엎드려 얼어 죽지 않고 버티는 잎도 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이 사철 잎이 푸르다는 의미에서 사철쑥이라 한 것이다.

자연/풀 2021.06.10

참쑥이란

"아주머니, 참쑥 아세요?" 쑥 사진을 찍다가 나물을 뜯어 오는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알지. 이렇게 줄기가 하얗고 통통한 게 참쑥이야. 꼭 하얗지 않고 갈색이 나는 것도 있지만, 보통은 하얘. 냄새를 맡아보면 향이 참 좋아." 아주머니는 참쑥이라는 것의 부드러운 윗부분을 댕강댕강 꺾어 보였다. 또 밭에서 일하는 한 아주머니에게 그 밭에 난 쑥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주머니, 이거 참쑥 아니고 그냥 쑥 같은데 맞나요?" "아녜요. 참쑥이에요." 아주머니들은 좋은 쑥을 참쑥이라 하는 듯하다. 맞다. 참쑥은 쑥 중에 진짜 좋은 쑥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들 쑥보다 향이 더 많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딱 집어 이것이 참쑥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인가. 학명이 아르테미시아 프린셉스(Ar..

자연/풀 2021.06.10

그늘쑥과 산쑥

그늘쑥(Artemisia sylvatica)은 산지에서 볼 수 있는 쑥이다. 중간쯤 자란 그늘쑥의 잎은 제법 크고 열편(잎조각)이 가지처럼 크게 나누어진다. 잎에 힘이 없다. 주로 그늘에서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서도 그늘쑥을 음지호(阴地蒿, 陰地蒿)라 한다. 일본에서는 숲에 자란다고 모리요모기(森蓬, 삼봉)라 한다. 산쑥(Artemisia montana) 또한 산에서 볼 수 있는 쑥이다. 이 쑥은 잎이 길쭉하고 크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오오요모기(大蓬, 대봉)라 부르기도 한다. 각 잎조각은 타원형 내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무엇을 찌르려는 공격적인 기세가 느껴진다.

자연/풀 2021.06.09

사자발쑥과 사재발쑥

강화도에서 많이 나는 사자발쑥은 본래 이름이 사재발쑥이다. 국어사전에 사재발쑥으로 나온다. ≪동의보감≫에도 약쑥으로서 艾葉(애엽, 쑥 잎)을 ᄉᆞᄌᆞㅣ빌ㅂㅅㅜ ㄱ(사재빌쑥)이라 했다. 이는 '사자의발쑥'이라는 뜻이다. 잎이 사자 발을 닮았다고 사재발쑥이다. 사재발쑥은 강화도에서만 나는 특산 쑥이 아니다. 전국에 분포하지만 강화도만큼 흔하지 않을 뿐이다. 사재발쑥은 쑥(Artemisia princeps)의 변종으로 보인다. 학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옛날부터 쑥의 한 종류, 특히 약쑥으로 취급되었다.

자연/풀 2021.06.09

뺑쑥의 반전

쑥은 전 세계에 약 500종이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된 자생 쑥, 그러니까 아르테미시아(Artemisia)속 식물은 40종이다. 가는잎쑥, 개똥쑥, 개사철쑥, 갯제비쑥, 구와쑥, 국화잎쑥, 그늘쑥, 금강쑥, 금쑥, 넓은잎쑥, 넓은잎외잎쑥, 더위지기, 덤불쑥, 맑은대쑥, 명천쑥, 물쑥, 비단쑥, 비쑥, 뺑쑥, 사철쑥, 산개쑥, 산쑥, 산흰쑥, 섬쑥, 실제비쑥, 쑥, 애기비쑥, 외잎물쑥, 외잎쑥, 율무쑥, 제비쑥, 좀황해쑥, 증산쑥, 참쑥, 큰비쑥, 털비쑥, 털산쑥, 황해쑥, 흰산쑥, 흰쑥. 또 목록에 빠진 사재발쑥(사자발쑥), 싸주아리쑥이란 것도 있다. 보통 사람이 이 모두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쑥의 한가지라는 것은 몇몇 특이한 종을 빼고는 알지 않을까. 특유의 향, 잎 뒷면..

자연/풀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