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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꽃

투구꽃은 높은 산, 특히 속리산 이북의 산에서 자란다고 한다. 그 이름은 가장 바깥의 큰 꽃받침이 투구같이 생긴 데서 유래했다. 에는 바꽃이라는 한글 이름을 적어 놓았다. 초오(草烏), 오두(烏頭)라는 한자 이름도 있다. 이 또한 깃발꽃잎처럼 생긴 가장 바깥의 큰 꽃받침이 까마귀 머리를 닮아 붙여진 것이라는 설, 뿌리가 까마귀 머리를 닮았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뿌리가 까마귀 머리를 닮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전혀 안 닮았다! 만약 초오(草烏), 오두(烏頭)라는 한자 이름이 뿌리에서 유래했다면, 뿌리를 갈아 즙을 내면 금세 까맣게 색이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뿌리가 까마귀 머리를 닮지 않았으니 한방에서 투구꽃의 뿌리를 가리키는 오두도 꽃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어린 뿌리 또는 곁뿌리는 부자(附子)라고..

자연/풀 2019.09.02

며칠과 몇 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다 믿어서는 안 된다. 출간을 앞두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화백(Chamaecyparis pisifera)의 한자가 和白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는 신라의 회의 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자를 빨리 花柏으로 고칠 것을 투서했다. 독자가 책에 쓰인 花柏을 오기로 보고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되기에 말이다. 중국에서도 화백은 일본화백(日本花柏)으로 표기한다. 오랫동안 고치지 않더니 오늘 보니 고쳐져 있다. 또 웃기는 것은 "※ ‘몇 일’로 적는 경우는 없다. 항상 ‘며칠’로 적는다."고 규정한 것이다. 몇 년, 몇 월, 몇 일 하지 않고 몇 년, 몇 월, 며칠로 한단다. ‘몇 일’로 적으면 표준어 '며칠'을 나타낼 수 없다고(무슨 소리야?). 또 몇 일은 며딜로 발음하지 않고 며칠로 발..

편집 2019.08.29

적과의 동침

문장을 잘 다룬다고 자신하는 사람들 가운데 적(的) 알레르기를 가진 이가 있다. 우리말 공부를 꽤 했을 것이다. 한문에서 온 이 적을 남발해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까탈스럽게 피하거나 고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마구 고치려 드는 사람은 대개 편집증이 있는 편집자다. 한문의 허사에서 的은 ‘~의’, ‘~한’, ‘~스런’을 뜻한다. 기미독립선언서는 국한문을 섞어 썼다. 여기에는 한글 ‘~의’와 한문 ‘~的’이 함께 있다. 民族的良心(민족적 양심), 苦恥的財產(고치적 재산)…. 민족적 양심은 민족의 양심이다. 고치적 재산은 고치한 재산, 즉 괴롭고 부끄러운 재산이다. 요즘 우리가 쓰는 ~적에도 이것이 살아 있다. 이런 표현이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논의는 불필요하다. 한글만이 우리의 언어가 아니다. 이런..

편집 2019.08.29

뭐야, 지구가 떠났다고?

카타리나 소브랄 글・그림 | 강인경 옮김 | 값 13,800원 | 본문 40쪽 | 대상 7세부터 | 판형 240×320mm(양장) “정말 지구가 우리에게서 떠나 버릴 수 있을까?”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유머와 풍자로 그려낸 그림책! 어느 날 사람들과 늘 함께하던 지구가 어디론가 떠나 버렸어요. 식물, 동물, 바다, 육지가 하루아침에 없어진 거예요. 대책을 세우느라 한자리에 모인 정치인들은 알아듣기 어렵고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았어요. 군대, 우주 과학자와 비행사, 철학자, 물리학자, 요리사, 환경 운동가 등도 나섰어요. 그러는 사이 지구 없이 사는 사람들의 세계는 점점 우스꽝스럽게 변해요. 사람들은 시원한 바다와 해변을 그리워하고, 숲을 파괴한 일과 남극 펭귄들을 구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지요. 과연..

2019.08.29

나무 입문 1

도감처럼 보고 이야기책처럼 읽는다. 꽃 피는 순서로 220여 종의 나무를 만난다! 《나무 입문》은 남이섬 나무를 소개하는 책이면서 길이나 공원, 산, 강변 등에서도 마주치는 그 나무를 잘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220여 종의 나무를 소개하는 총 3권의 시리즈 가운데 1권에서는 첫봄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꽃이 피는 나무 70여 종을 담았다. 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나무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금한 나무를 사전처럼 찾아볼 수도 있다. 이 책은 꽃, 잎, 열매, 수피 등 나무의 생김새와 특징을 기본으로 수록하고 나무 이름의 유래, 나무에 얽힌 이야기, 시・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 약재로서의 나무 정보까지 아우른다. 나무와 관련한 교양과 지식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다. 3권까지 시리즈로 출간..

2019.08.29

나도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농사일 혀 빠지게 일해도 돈에 쪼들려 앞이 캄캄하고 아버지가 속을 썩일 때 어머니는 "콱 죽었으면 좋겠다!" 장에서 막걸리 한잔 걸치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 마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는 오십에 죽었는데 나도 곧 죽어야 할 기야." 나는 "할아버지가 오십, 아버지가 육십이었으니 다음 차례는 칠십이군." 추운 겨울 강 썰매를 타다 얼음 깨진 물에 옷이 다 젖어 제 어머니에게 혼난 뒤 제 아버지 혁대를 기둥 대못에 걸어 목을 맨 아이를 생각하노니, 아이들도 삶이 고단하다.

창작/잡글 2019.08.29

산마늘

학명 : Allium microdictyon Prokh. 분류 : 수선화과 부추속 형태 : 여러해살이풀 암수 : 암수한그루, 암수한꽃 개화 : 5~7월 결실 : 8~9월 명이는 나물로 인기가 많다. 잎, 줄기, 뿌리에서 단맛과 마늘의 매운맛이 어우러진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사람들이 마구 채취하다 보니 이제 흔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명이가 바로 산마늘(Allium microdictyon)이다. 명이란 말은 울릉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발음으로 ‘맹이’라고 하는 울릉산마늘(Allium ochotense)은 춘궁기에 굶주림을 면하게 해준 식물 중 하나다. 명이나물을 먹고 명(命, 목숨)을 이어갔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명이는 한자로 茗荑라 적는데, 이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자연/풀 2019.08.28